이번 글에서는 실용적인 측면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어떤 쌀을 먹고 싶은지를 알아보고 그 쌀을 어떤 기준에 맞춰 골라야 하는지가 우리가 실생활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이 미국에 살면서 구입 가능한 쌀의 선택지는 네 가지 정도입니다.
쌀을 구입할 때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우선 쌀의 종류입니다. 쌀 포대를 자세히 보면 각 쌀 종류에 따라 위에 나열한 특정한 글귀가 나와 있습니다. 먼저 쌀의 종류를 선택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가끔 Costco에서 사는 제품이 너무 싸구려가 아닐까, 일본 회사의 제품에 방사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음 블로그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캘리포니아의 쌀을 도정하는 회사는 15개 정도가 되는데 모두 같은 동네의 농장에서 오는 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의 3개 회사만이 Premium Med Grain (Organic 혹은 만생종)을 도정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에서는 도정 회사의 물류 상황에 맞춰서 브랜드를 포대에 찍어 파는 것일 뿐입니다.
때문에 저는 브랜드는 굳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누구나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먹고 싶은 쌀 종류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을 선택합니다. 누군가는 몇몇 브랜드가 쌀을 도정하는 공장 (Milling Company)의 관리가 더 뛰어 날 수 있다고 말하고 저는 거기에 대해서 크게 반박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저의 경험상 미국의 Milling Company는 바이어에게 그다지 휘둘리지 않는 것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때 그 어떤 전문가도 같은 종의 쌀은 브랜드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소비자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쌀을 선택할 때 필요한 상식입니다. 그러면 지금 대부분의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쌀에 대해 알아봅시다. 지금 미국의 어떤 밥집을 가나 정말 비싼 극소수의 고급 식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산 쌀을 사용합니다. 일식이나 한식은 위에 언급한 세 종류의 미국산 쌀 중의 하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중 75% 이상이 Calrose, 15% 정도가 Premium Med, 그리고 10% 정도는 Short Grain 을 사용합니다. 일식의 경우 Sushi Roll이 주메뉴일 경우 Calrose가 90% 이상 시장을 점령하고 있으며 Sushi가 주메뉴일 경우 Premium Med 혹은 Short Grain을 사용합니다. 물론 일본인이 경영하고 있는 일식 식당에서는 Short Grain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Medium Grain 역시 매우 많은 업소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많은 일식 식당에서 Med Grain 쌀은 사실 선택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필수 재료입니다.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스시 셰프의 경우 Short Grain으로 스시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밥을 짓는 방법, 식초로 스시 밥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만들어진 스시 밥으로 스시 모양을 만드는 것까지 Medium Grain 과 Short Grain은 취급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Short Grain은 습기가 많고 찰기가 센 편이기 때문에 밥이 죽이 될 수도 있고 떡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정집에서는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업소에서 대용량으로 만들 때는 치명적입니다. 많은 Sushi Roll을 만드는 일식 집에서 쌀을 Short Grain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가성비 외에도 관리적인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이 쌀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이 일식뿐만이 아니고 한국과 일본의 음식을 공부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가장 실용적인 지식으로 우리가 쌀을 어떻게 고르는지를 알고 평소에 먹었던 쌀이 무엇인지를 공유해드렸습니다. 앞으로 쌀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있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만, 우선 우리가 먼저 쌀을 고르고 먹어보면서 이렇게 달랐구나 하는 것을 알았으면 하여 실용적인 측면만 먼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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