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에 대해 알아보자. 일본의 음식을 대표하는 식자재 중의 하나는 간장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주로 마늘 냄새를 느낀다고 하는 반면, 일본을 여행한 사람들은 주로 간장 냄새가 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일식에 익숙하지 않거나 관심이 적은 사람들은 간장을 곁들이거나 식재료로 사용하지 않는 일식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일본 식품 업계에서 일하는 필자도 몇몇 제품을 제외하고는 찾기가 쉽지 않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양조 간장이 만들어 진 곳도 일본이고, 대량으로 상품화 된 간장 중 가장 크고 잘 알려진 회사들 역시 일본에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회사들은 키코만과 야마사다. 이 두 회사의 제품들은 미국에서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시안 마켓은 물론, 미국 슈퍼마켓에도 아시안 섹션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키코만은 코스트코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간장 대부분은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이 회사들은 최대한 일본과 유사한 제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물은 간장 생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이 물을 위해 소프트한 물이 풍부한 편인 오레곤이나 워싱턴주에서 주로 간장을 생산하고 있다. 참고로,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석회수가 일반적이다. 한국과 일본과 같이 온 천지에 깨끗하고 부드러운 물이 풍부한 나라는 드물다.
간장을 비교하여 분별할 때, 색깔을 제외한 세가지 주요한 요소는 맛, 향 그리고 감칠맛이다. 간장마다 추구하는 맛의 발란스가 다른데, 간장의 맛을 강조하면 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향을 강조하면 맛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키코만은 맛이 강한 편이고, 야마사는 향이 강한 편이다. 그리고, 감칠맛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음식을 먹을 때 미각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미량의 맛소금이나 MSG를 섭취해 보면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소량만 섭취해도 입안의 감각이 빠르게 반응하여 침샘이 폭발하는 것을 경험 할 수 있다. 이 점은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한 번 감칠맛을 느낀 후에는 다음 음식을 먹을 때 새로운 감칠맛을 느끼는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칠맛을 비교하며 평가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서, T.N지수를 사용한다. 그러나 T.N 지수가 항상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는 음식을 즐길 때, 타인의 의견이나 객관적인 수치보다는 자신의 입맛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수를 너무 따지다 보면 자신만의 주관성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맛있는 것은 주관적인 경험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의견과 별도로 T.N 지수는 Total Nitrogen 지수라고 하는데, 간장 업계에서는 이것을 중요하게 여겨 등급을 나눈다. [표준 (1.20), 상급 (1.35), 특급(1.50), 특선(1.65), 초특선(1.80 이상)]. 참고로 미국에 있는 야마사와 키코만은 특급인 1.50이상이고 야마사 타마리 간장의 경우 2.0이 넘는다. 한국과 중국의 양조간장들은 이 T.N지수가 낮은 편이다.
이 글의 목적은 우리가 자신에게 맞는 간장을 선택할 때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것이다. 간장을 판단할 때 맛, 향, 그리고 감칠맛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선호하는 음식을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선 요리나 스시와 같이 비린내가 나는 음식의 경우, 향이 강한 간장을 선호한다. 이런 간장은 생선의 비린내를 가려주고, 동시에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수 있다. 반면에 냄새 걱정이 없는 튀김이나 음식의 고유한 향을 살리고 싶은 스테이크와 같은 경우에는 맛이 강한 간장을 찾는다. 이런 간장은 음식에 감칠맛을 비롯하여 풍부한 짠 맛과 단맛을 더해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주로 키코만과 야마사 간장을 비교했지만, 한국의 샘표나 홍콩의 이금기와 같은 브랜드도 훌륭한 간장을 제조한다. 앞서 T.N지수를 언급하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간장 고유의 밸런스이다. 간장은 고가의 제품이 아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식을 만들 때 여러 종류의 간장을 사용해보며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Comments